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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인근 고성군에 신규 날개공장 신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12년 산청에 날개공장을 이전한 데 이어 또 다시 타지역으로 공장을 신축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민의 반발이 예상된다.

KAI는 오는 10월부터 내년 말까지 980억원(국비 760억원, 군비 130억원, KAI 9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항공기 날개 구조물 및 동체 부품을 생산하는 신규 공장을 고성군에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검토 단계에 있다.

KAI가 공장을 신축하려는 곳은 고성군이 고성읍 이당리 일원에 조성할 예정인 이당일반산업단지다. 내년 6월께 착공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40% 정도 부지보상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성군은 조선업 실직자들의 고용유지를 위해 항공산업을 유치하기로 하고 KAI측에 이당일반산업단지 2만여 평의 부지를 무상 임대하고 공용 주차장과 근로자 식당, 인건비 일부 지원 등의 조건을 제안했다. KAI는 이 곳에 건축 건축면적 3만3000㎡ 규모의 항공부품생산공장 건립을 검토중에 있다.

사천에 본사를 둔 KAI가 사천이 아닌 타지역으로 이전이나 신축을 계획한 것은 이 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2년 ‘A320 날개 하부 구조물’ 생산 공장 신축을 두고 당시 사천시와 KAI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산청군 금서 제2농공단지로 공장을 옮겼다. 당시 산청군은 KAI에 부지 6만6000㎡를 10년간 무상임대해 주고 오폐수처리시설 설치 등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결국 KAI는 명분보단 실리를 선택했고, 사천시와 시의회, 44개 지역시민사회단체들이 KAI 본사를 항의 방문해 A320 부품공장 산청지역 신축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등 한 바탕 홍역을 치러면서 감정의 골이 깊게 패여 있다.

이런 가운데 KAI가 또 다시 사천이 아닌 고성군에다 날개부품 공장을 신축하게 될 경우 KAI와 사천시, 그리고 시민들과의 마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유사한 사건이 있은 데다 사천과 진주 일대에 항공국가산업단지가 추진되고 있는 마당에 집적화를 시켜도 모자랄 판에 다른 지역으로 생산공장을 분산시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 지역여론이다.

여기에 KAI가 있는 사천은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인근에 항공산업단지가 조성돼 많은 협력업체들이 입주해 있고 항공MRO사업자로 KAI가 선정되면서 그 어느때 보다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고성에 공장신축이 현실이 된다면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지역민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KAI도 할 말이 많다. 당시 산청으로 공장을 이전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누구보다 사천시가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이번 일도 그와 유사한 상황이란 것이다. 일각에서는 KAI와 사천시의 불협화음이 결국 ‘타지역 공장 신축’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고성에 공장을 신축한다는 것에 대해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으며, G280 날개 생산도 아직 계약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만약 계약이 성사될 경우 내년 6월 이후 생산에 들어가야 하는데 사천에서는 짧은 기간에 그만한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가 않기 때문에,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고성군에서 제안한 사항을 검토하는 단계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KAI도 타지역으로 공장을 신축하거나 이전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가지고 있으며 되도록 사천을 중심으로 항공 집적화를 시키길 원한다”면서 “사천시가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면 굳이 다른 지역으로 가야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KAI가 항공기 날개공장을 사천이 아닌 고성에서 신축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향후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 경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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